`Y형 인재에 투자하라` 펴낸 이효수 영남대 총장 N
No.49206- 작성자 매일경제신문
- 등록일 : 2012.11.19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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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수 영남대 총장, "2만7천명 학생과 이메일로 소통했죠"
지금은 지식경제사회…점수 따른 서열화 없애야
[매일경제신문]2012-11-13
"긍정의 마음으로/ 나를 일깨우고/ 긍정의 눈으로/ 세상을 품자// 긍정의 마음으로/ 논쟁과 비판을 즐기고/ 긍정의 마음으로/ 세상과 소통하자// 그런 웅혼한 벌판에서/ 창의가 움트고/ 상생의 기가 번지네// 담대한 변화/ 거기서, 시작되네.(생략)"
이효수 영남대 총장(61)은 2009년 겨울 `긍정의 힘`이라는 시를 써서 대학 자유게시판에 올렸다. 같은 해 2월 취임한 후 지방대학에 다닌다는 학생들의 패배감을 위로해주기 위해 고심 끝에 시를 쓴 것이다.
학생들은 `총장이 맞다` `아니다`를 놓고 갑론을박했다. 하루 만에 1000여 명 이상이 읽을 정도로 반응이 좋자 2만7000여 명의 전체 학생에게 메일을 보냈다. 그렇게 매학기에 한 편씩 9편의 편지를 썼다. 답장이 이어졌다. "지금까지 저는 총장님을 한 번도 만나뵌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힘들고 어려울 때 옆에서 격려해 주는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합니다."
이 총장은 "편지를 통해 수많은 사람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다"며 "소통은 서로가 대화를 하는 것만이 아니라 더 중요한 건 이심전심이더라"고 했다. 이렇게 학생들과 함께 고민을 나누기를 3년. 영남대는 환골탈태했다. 3년간 국비 등 외부자금 유치가 2240억원으로 그 이전 10년간 유치액의 2배에 달했다. 올해 영국 QS대학평가에서는 전년 대비 41계단 수직상승했다.
최근 `Y형 인재에 투자하라`(매경출판)를 펴낸 이 총장을 지난 9일 만났다. 이 책은 2009년 취임 이후 3년간 학교를 이끌어온 선장으로서의 교육철학을 조목조목 담은 결과물이다. 그의 철학은 지식을 생산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는 `Y형 인재론`으로 모아졌다.
"지식경제시대 대학의 기능과 역할은 완전히 다릅니다. 그동안 우리는 X(Xerox)형 인재를 배출해왔습니다. 수강생 100명이 교수의 지식을 그대로 복사하듯 외워서 시험을 치렀죠. 이제는 Y(Yield)형 인재가 필요합니다. 스스로 지식과 가치를 창출하는 인재 말입니다."
그는 한국이 토지가 협소해 발전에 한계가 있었던 농경사회에서도, 후발주자로 뛰어든 산업사회에서도 얻지 못했던 도약의 기회를 드디어 얻었다고 했다. 그는 "우리 민족은 지식경제사회로 패러다임을 바꾸면 세계 경제를 리드할 수 있다"며 "그 선두에 대학이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철옹성도 패러다임 변환기엔 무너져 내립니다. 93년에 삼성이 소니를 잡는다고 하면 누가 믿었을까요? 아날로그 시장을 지배하던 소니는 포기하면 잃을 게 너무 많았고, 그것을 지키려다 몰락했죠. 지금도 산업사회에서 지식경제사회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습니다. 그에 걸맞은 인재를 길러낼 대학이 필요합니다."
그는 "점수로 사람을 서열화하는 교육시스템에 메스를 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구와 축구를 잘하는 재능도 각각 다르고 또 타자의 재능도 외야수와 내야수가 다른 법인데 공부라는 잣대만으로 평가받고 모두가 패배감을 느끼는 사회는 병폐적이라는 말이다.
그는 기억력 분석력 판단력 이해력을 모두 갖춘 인재를 기르기 위해 영남대에선 독서와 토론교육, 국제화를 통한 진취성 함양에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 이야기를 꺼냈다. "중국은 성별로 2~3개씩, 전국 100개 대학을 세계적 대학으로 만든다는 방침 아래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대학을 중심으로 산업을 일으킨다는 포부죠. 우리도 이 같은 글로컬 이니셔티브 유니버시티(GIU)를 육성해야 합니다."
미국 샌디에이고의 BT(생명공학) 클러스터가 세계 최고가 된 배경에는 UC샌디에이고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카네기멜론이 지난 10년간 일으킨 기업이 300여 개에 달하고, MIT 출신 창업자들의 1년 매출이 러시아의 GDP와 맞먹는다"고 했다. 이처럼 대학 교육의 질적 변화의 동기가 충분하다는 것이다.